허우령 프로필 아나운서 시각장애인 앵커

'아침마당'에 출연한 시각장애인 앵커 허우령 님의 이야기는 단순한 방송 출연 이상의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또렷하고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매일 정오, 시청자들에게 생활 뉴스를 전달하는 그녀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안내견 '하얀이'와의 따뜻한 교감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쌌죠.

 

듬직한 하얀이를 소개하며 "현재 7살이고,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동반자에 대한 깊은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그녀의 고백은 많은 이들을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어린 나이였고 난생처음 겪어본 일이었다. 한순간에 시력을 잃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담담한 어조 속에는 당시 겪었을 혼란과 절망감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어린 시절,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이라는 감당하기 힘든 현실 앞에서 그녀는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을까요.

 

"부모님께 처음 '눈이 안 보인다'고 말씀을 드렸을 때 장난치지 말라고 하시더라"는 대목에서는 가족들의 당황스러움과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부모님은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요.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을 눈앞에 둔 꽃다운 14살, 허우령 앵커에게 찾아온 시력 상실은 그녀의 표현처럼 "인생의 스톱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허우령 앵커는 절망에 갇혀있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때부터는 듣는 것에 보내는 시간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대신, 세상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했던 시간들이 느껴졌습니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녀에게 보이지 않는 세상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소중한 존재였을 것입니다.

 

다행히 왼쪽 시야가 희미하게 남아있다는 사실은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어주었습니다. "사람의 형태가 흐릿하게 보이는 느낌이고, '내 앞에 사람들이 있다', '지금 주위가 밝구나'하는 상상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그녀의 말은 비록 온전한 시력은 아니지만, 남아있는 감각에 의지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청각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중 큰 것이 목소리다. 목소리로 세상과 연결되는 경험을 했다"는 고백은 현재 앵커로서 활동하는 그녀에게 있어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연결고리인지 깨닫게 해줍니다.

 

어둠 속에서 새로운 감각에 눈을 뜨고, 목소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온 허우령 앵커.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역경을 이겨내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갑작스러운 시련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여 당당하게 세상과 마주하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앞으로도 그녀의 따뜻하고 진솔한 목소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달해주기를 응원합니다. 그녀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하얀이와 함께 만들어갈 아름다운 동행 또한 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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